본문 바로가기

T/뮨

최김 :: 달무리

※ 19금 요소 있음
※ 신성 모독적인 요소 있음








꽁꽁 얼은 손을 라디에이터에 비비며 녹이고 있는 참이었다. 이 날씨에 기껏 심부름 갔다 와보니, 김신부님은 요즘 들어 자주 그를 찾아오는 어느 남신도와 이야길 하고 있었다. 저번엔 집들이도 갔다던가... 되도 않는 질투인 걸 알면서도, 녹지 않고, 팅팅 얼어버린 손가락 마디처럼, 생각 아닌 공상이 이리저리 머릴 튕겼다.

"뭐해?"

침울해져 굳이 그를 보지 않으려 애쓰는 내가 이상했던지, 그가 내게 다가왔다. 손만 슥슥 비비며 침묵하자, 그가 라디에이터에 손을 얹었다. 나란히 붙어 있는 내 손의 양 옆을 떡하니 차지한 그의 손은, 내 손보다 확연히 작고, 하앴고, 온갖 굳은 살과 생채기로 투박했다. 그에 비해 내 손이야, 온실 속 화초마냥 어느 영애라도 되는 것 같았다. 토라진 것을 포함해, 이러한 것들까지 다 자신을 부끄럽게 만드는 것 같아서 나는 차갑기 그지 없는 겉옷 주머니에 손을 거둬 넣었다.

"어디 가려고. 손 줘봐."

몸을 돌린 날 억지로 붙잡아 세운 그가 내 주머니에 손을 쑥 집어 넣었다. 놀라 주변을 살펴 보았지만, 아쉬운 건지 다행인건지 애매한 시각의 작은 성당에는 사람이 없었다. 꿈찔대며 주머니에서 손을 빼자, 그도 같이 딸려 올라오며 내 차가운 손을 양손으로 붙잡았다. 나보다 작은 손이 라디에이터보다 따뜻했고, 문지르는 그의 손은 투박하다기 보다 곱게 연미된 가죽과 같았다.

"됐습니다, 낮부터..."
"내가 시켜서 나갔다 온거잖아. 고생했다."

아까 보다 멋있게 웃은 그는 내 손을 다시 그의 양손으로 문질러 댔다. 식지도 않고 후끈한 그의 손이 마치 달아오른 내 질투같아서 나는 그를 놓아주지 않았다. 그대로 그를 끌어안아, 추운 뺨을 그에게 비비며 숨을 토했다. 신부님, 당신 없으면 내가 어찌 여기서 살아갈까요.


-


붉은 살결을 매만지며, 그의 입술을 찾아나섰다. 어둑한 창은 무언가라도 내리는 지 투둑거리며 달을 들여보내주지 않았다. 꺼진 방은 당신 만을 비추어, 내 시야엔 하얗게 빛나고, 붉어진 당신이 내 밑에 누워있는 것만이 보였다. 벌려진 다리 사이로 질척하게 들락거리는 손가락과는 별개로 나는 그에게서 애틋함을 찾고 있었다.

신부님, 신부님... 이라 내가 중얼대며, 신음을 흐느끼는 그의 입에 내 혀를 밀어넣었다. 신음에 다시 신음을 더해서, 그는 젖어 든 손으로 내 어깰 끌어 안았다. 모자란 숨을 겨우 뱉어낸 그의 다릴 걷어 올리며 울혈이 생길만큼 그의 목을 뜯어 물었다. 아픈지 꿈틀대는 그의 느슨해진 애널을 한번 휘젓곤, 보지도 않고 되는 대로 손을 뻗어 그의 안을 쑤셔댈 것을 찾아나섰다. 끝이 거칠지 않은 구슬 다발을 쥐어 들어 젖은 곳에 밀어넣으니, 그가 낯선 물체에 팔을 버둥대며 나를 밀어내었다.

"준호야, 윽, 흐으... 그만, 오늘은 제발."
"모자라요? 참아봐요. 오늘 심부름 시키신 값은 해야지."

그 댓가는 낮에 라디에이터 앞에서 충분히 받았지만 나는 그저 그의 귀에 대로 악동마냥 짓궂게 웃었다. 낮이든 밤이든 뜨거운 손에 깍지를 껴대며 꽤나 긴 구슬 타래를 불룩해질 만큼 밀어넣었다. 날 밀어내려는 손가락도, 붉게 흘러내리는 땀도 그저 달디 달 뿐이라서, 나는 멈추질 못하고 벌건 구멍에다가 무언갈 집어 넣었다. 손에 집히는 게 불경한 것이든, 뭐든지.

겨우 정신을 차리고 늘어진 그의 몸을 닦기 위해 스탠드 불을 켜자, 조금 찢어져 피를 보이는 그의 구멍이 보였다. 어쩐지 안된다고 비명을 지르더니, 이래서... 흘러나온 피를 싹 핥아 먹고는 따뜻한 물로 적신 수건을 들고와 몸을 닦았다. 내 이빨때문에 잔뜩 까진 유두를 꼼꼼히 정성들여 닦아내고, 약을 발라내자 뒷 구멍이 움찔대며 찰그락 찰그락 소리가 났다. 하여간에 음탕하기는. 잔뜩 비웃곤 그의 엉덩이를 소리나게 때리자, 그의 흐린 눈이 떠졌다가 다시 감겼다. 아래로 내려가 들러 붙은 그의 정액마저 닦아내고, 그 아래로 흘러가자. 시뻘겋게 부운 곳이 피와 정액으로 범벅이 되어있었다. 아까 핥은 것마냥 다시 핥아내고, 그 위를 수건으로 닦았다. 안에 있는 것을 하나씩 꺼내 들자, 하나는 휴대용 성수통이었고, 로션샘플이었고, ... 마지막에 나온 건 빨간 묵주였다. 십자가 부분을 바로 잡아 부운 내벽을 휘저어 주니, 그의 감긴 눈이 잘게 떨리다가 떠졌다.

"깨셨습니까."
"...적당히 하고 자라."
"안에 꺼 안 빼고 잘까요? 빼니까 허전해요?"

입을 꾹 닫고 항의하는 그의 얼굴을 쓰다듬어 주며, 그의 가슴팍 위에 그의 안에 들었던 것들을 다 떨어뜨렸다. 로션통 등엔 동요하지 않던 눈이 성물에 다다르자 기어코 다시 감겨버렸다.

"그렇게 좋아하셨으면서, 왜 이리 싫어하십니까. 여기 신부님 묵주도 있습니다."

아직 그의 체액으로 따스한 묵주를 그의 손에 안겨주자, 그의 손이 굽어들 줄 모르고 바르르 떨렸다. 그 손을 억지로 감싸주며 웃었더니, 그가 아까보다 더 예쁘게 울어댔다. 하기사 당신 웃고, 우는 거 뭐 하나 저 눈에 안 예뻐 보일까. 안 그렇습니까, 신부님.














-

썰물님 리퀘 [낮져밤이 최, 낮이밤져 김, 능글공 아가토의 김신부 묵ㅈ강ㄱ]

뭔가.. 원하시던 바는 아니실 것 같긴 합니다만...ㅋㅋ

'T > ' 카테고리의 다른 글

최김/준호범신 :: 상처난 유리잔  (0) 2016.03.26
최김/준호범신 :: 타살  (0) 2016.02.11
검은 사제들 백업*  (1) 2015.12.11
최김/준호범신 :: 하얗게 젖은  (2) 2015.12.05
최김 :: 마이동풍  (0) 2015.12.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