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상식 :: 누군가 내게 준
당신을 보자마자, 당신이 누군가 내게 준 선물이란 것을 알았다. 그러나 당신은 나를 받아 들 일 수 없는 사람이었고, 나는 당신의 팔뚝 하나 붙잡아 내 쪽으로 이끌지 못했다. 그러다 혹여 당신과 눈이 맞거나, 당신이 나 자체를 바라볼 때, 나를 위해줄 때, 내 어깨를 두드릴 때. 나는 죽지 못해 살아있다. 당신은 천사가 준 선물인지, 악마가 준 선물인지, 당신과 한 곳에 있는 그 자체가 내게 천국이었고, 당신에게 가지는 감정의 심화는 지옥과도 같았다. 만약 당신이 결혼을 하지 않았더라면, 혹은 아이가 없다면 하는 가정은 수십번을 내 머리에 스쳐 지나가며 당신과 내가 손을 잡는 등의 몽상이 이어졌다. 당신이 얼굴을 붉히며 내 손을 잡거나, 어두운 사무실에서 키스를 하거나. 그러나 그 모든 일들이 이루어 지..
그래상식 :: 오기
들이키는 공기가 매서웠다. 분명 어제만 해도 따뜻하던 공기는 하룻밤 비를 맞더니, 다시 쌀쌀한 여인이 되어 내 싸대기를 때린다던가, 온 몸을 애무하고 있었다. 아, 하지만 이 날씨보다 내 화를 돋우는 것은 장그래였으므로, 나는 점잖게 옷을 여몄다. 장그래, 장그래. 왔다갔다 하는 날씨만큼, 나를 혼란스럽게만 하는 이름. 너를 아무도 보지 못하는 곳에 두고 싶다. 마치 네가 나에게 한 짓처럼. 장그래, 그래야. 네 이름을 계속해서 입 안에서 굴리자, 어느새 네 이름은 두께도 가지고, 맛도 가졌다. 그걸 씹어먹으며, 네가 있는 카페 안을 스쳐 바라봤다. 분명 너는 나를 보고 있었고, 나는 너를 보고 있었다. 맞은 편의 사람이 눈에 들어올리가 없었으나, 네 시선을 피해 고개를 돌리다 그 맞은 편 여자와도 눈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