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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아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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샨민 :: 생화 보호되어 있는 글입니다.
그래상식영후 :: 광구 같은 삐에로 장식을 다섯번 보았을 때, 그래는 자신이 길을 잃었단 걸 깨달았다. 그래의 앞에 놓인 막막하게도 넓은 복도는 그가 이 집에 살면서도 처음 와본 곳이었다. 그래는 이 집에 산 지 오늘로 1년이 다 되었지만, 그에게도 아직 가보지 못한 곳이 아직도 많이 남아있었다. 무작정 복도를 달려 마주한 정원의 벽에 그려진 나무 모양 띠장식이 너무 멋있어서, 그것을 따라오다 보니 처음 보는 하얀 저택으로 들어온 것이 애초에 잘못이었다. 사람 하나 없지만, 아주 깨끗하게 유지되고 있는 저택에 갇힌 그래는 내려갈 길도 찾지 못한채 창가에 앉았다. 이곳은 그가 온 고아원과도 비슷했다. 죽을 아이들이 모인 그곳은 어린아이들의 기운이 아닌, 병자들이 데리고 있는 저승사자들만이 떠도는 정적만이 가득하던 공간이었다. 상..
익호영호에이스 :: 합리화 형은 늘 나보다 앞서 있었다. 그래서 축구라는 곳에 눈을 돌리도 하고, 그를 무시하려 한 적도 있었다. 그러나 나는 그에게 매인 위성과도 같이, 결국은 이 체육관으로 돌아 올수 밖에 없던 것이다. 내가 밟는 이 길이 모두 그가 걸었던 길임을 알기에, 나는 그 보다 열심히 했다. 그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커온 내가 그의 돌아보는 얼굴을 보기 위해서는 그 방법 밖에 없었다. 친형제든, 그런 건 첫 몽정 때부터 없어진지 오래였고, 그와 단 둘이던 체육관 생활이 즐겁지 아니하였다면 그것은 거짓말일 터였다. 그가 결혼할 사람이라며 한 여자를 내게 소개시켜주기 전까지, 우리는 두사람의 낙원에 살았었다고 할 수도 있었다. 멀어지는 시야는 흐릿하고, 촛점이 나간채로 그대로 암전되었다. 첫 다운이었다. 나는 그대로 몇십분..
민준인혁 :: 뒷모습 "꿇어." "..." 자연스레 그의 발 밑에 앉아 그의 하얀 가운 끝을 올려다 보았다. 그의 벨트를 풀어내고 빡빡한 지퍼를 내려 성기를 찾아 쥐었다. 너무 익숙해진 맛이었다. 입을 열어 그를 물자, 그 순간만이라도 소중한 것이라도 되는 양, 내 머리카락에 엉키는 굳은 살 베긴 손가락들이 바로 이 행위의 보답이었다. 일방적인 행위가 끝나고, 그는 스스로 지퍼를 채우고, 벨트를 차고, 나에게 한마디도 하지 않은채, 바닥에 앉아있는 나를 보지도 않고, 문을 열고 나갔다. 그의 뒷모습은 학생시절과 하나도 변하지 않았다. 내가 그를 처음 본 날은 아직도 기억에 남아있다. 그와 나는 들을 수 있는 몇 안되는 교양과목에서 같은 학과 학생으로 마주 했었다. 하지만 그는 내게 매번 이름, 학번, 나이 등을 물었다. 나는..
그래상식 :: 누군가 내게 준 당신을 보자마자, 당신이 누군가 내게 준 선물이란 것을 알았다. 그러나 당신은 나를 받아 들 일 수 없는 사람이었고, 나는 당신의 팔뚝 하나 붙잡아 내 쪽으로 이끌지 못했다. 그러다 혹여 당신과 눈이 맞거나, 당신이 나 자체를 바라볼 때, 나를 위해줄 때, 내 어깨를 두드릴 때. 나는 죽지 못해 살아있다. 당신은 천사가 준 선물인지, 악마가 준 선물인지, 당신과 한 곳에 있는 그 자체가 내게 천국이었고, 당신에게 가지는 감정의 심화는 지옥과도 같았다. 만약 당신이 결혼을 하지 않았더라면, 혹은 아이가 없다면 하는 가정은 수십번을 내 머리에 스쳐 지나가며 당신과 내가 손을 잡는 등의 몽상이 이어졌다. 당신이 얼굴을 붉히며 내 손을 잡거나, 어두운 사무실에서 키스를 하거나. 그러나 그 모든 일들이 이루어 지..
민우인혁 :: 허전한 마음 네가 있어야할 자리를 다른 사람이 차지하고 있는 느낌은 요상했다. 그 다른사람에게 무심코 너에게 물을 질문을 한다던가, 너는 체크하던 정보를 그 다름 사람은 모르고 있을 때 더더욱. 인턴 한두번 다뤄보는 것도 아니었는데도 벌써 7월, 뜨거운 해에도 나는 너의 환영을 보았다. 네가 죽거나 한 것도 아니고, 어제도 너로부터 전화가 왔었는데. 너를 대신해 새로온 인턴은 남자였고, 너와 비슷한 체격을 가지고 있었다. 처음 그 인턴을 보고 너를 떠올린 건 비단 나뿐만이 아니었고, 네가 끼어들었던 자리가 너무나 많았기에 그 사람들 대다수가 그 인턴을 너로 착각하기도 했다. 그러나 한달, 두달 시간이 지나갈 수록 너는 없어지고, 사람들은 새로운 사람에 익숙해지기 마련이었다. 분명 나도 그래야 하는 데, 그리고 수술실..
그래상식 :: 오기 들이키는 공기가 매서웠다. 분명 어제만 해도 따뜻하던 공기는 하룻밤 비를 맞더니, 다시 쌀쌀한 여인이 되어 내 싸대기를 때린다던가, 온 몸을 애무하고 있었다. 아, 하지만 이 날씨보다 내 화를 돋우는 것은 장그래였으므로, 나는 점잖게 옷을 여몄다. 장그래, 장그래. 왔다갔다 하는 날씨만큼, 나를 혼란스럽게만 하는 이름. 너를 아무도 보지 못하는 곳에 두고 싶다. 마치 네가 나에게 한 짓처럼. 장그래, 그래야. 네 이름을 계속해서 입 안에서 굴리자, 어느새 네 이름은 두께도 가지고, 맛도 가졌다. 그걸 씹어먹으며, 네가 있는 카페 안을 스쳐 바라봤다. 분명 너는 나를 보고 있었고, 나는 너를 보고 있었다. 맞은 편의 사람이 눈에 들어올리가 없었으나, 네 시선을 피해 고개를 돌리다 그 맞은 편 여자와도 눈이..
그래상식 :: 관람차 보호되어 있는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