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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뮨

치원마박/치원도현 :: Parachute



참고한 노래






뿜어내리는 피를 막아보려 식어가는 목줄기 붙드는 네 손길이 따뜻했다. 시야가 검해지고, 네 손으로 따인 목은 덜렁이며 너를 향해 꺾였다. 머리가 욕조 바닥에 떨어지는 소리는 들리지 않았으나, 네 비명이 들렸기에 아, 내가 죽었구나. 그제야 알았다.

내가 가장 높이 있을 때, 그리고 그 높이가 나의 것이 아닐 때, 그 모든 게 너로 인해 올라갈 수 있을 때. 그 곳에서 내려올 수단을 선별하는 건 너였다. 너 만이 나를 끌어내릴 수 있었다. 마치 내가 내 복수를 이룩했던 것처럼, 너 또한 너의 부모나 그와 비슷한 이들을 위해 나를 끌어내려야 했다. 내가 너를 쥐고 하늘로, 내 생애 가장 높은 곳으로 향한 이유는 바로 그 때문이었다. 내가 가장 높이 올라 있을 때, 네가 직접 내가 멘 낙하산을 끊을 수 있게.

너는 나를, 너무 높은 곳에 데려다 놓았다. 질척이는 흙탕물에만 발을 차박이던 나를 너는 세상 누구도 나를 볼 수 없고, 내가 누구도 볼 수 없는 곳으로 이끌었다. 이곳이 나와 어울린다 생각 했던 것인지, 나는 그저 네가 가란 곳으로 내몰렸다. 내심 네게 속고 있는 것이 아니란 자위를 하려 제 발로 너를 따라 올라간 적도 있었다. 그러나 너야말로 나를 죽이려, 그 분이 내려보내신 어느 천사와 같은 것이었다. 한 손엔 저울, 다른 한 손엔 긴 황금칼을 쥐고 나의 목을 거둬, 저 아래로, 진흙탕하고, 더 아래로 내려 보내 주실 어느 이였다.

땅에 부딧쳐 죽기 전에, 너와 같이 눈을 찌르는 푸른 하늘을 누비며, 그래, 그 푸른색에 눈이 멀까 무서웠다. 더는 너를 따라가지 못하고 천천히 부유하여 땅으로, 내 고향이던 진흙탕으로 떨어질까, 무서웠다. 이곳에서 벗어나게 되면 다시는 이곳으로 올라오지 못할까 두려웠고, 다시는 너를 만나지 못할까 암담했다. 네가 나를 속이는 거라면, 나는 너에개 충분히 잠식되었다고, 자신있게 말할 수 있었다. 이제 나는 내가 태어나고 자란 발 밑을 두려워했다.

그러니 지금이었다. 지금이 아니면 안되었다. 네 검이 내 목을 찌르고 떨어져 굴러가는 머릴 잡아 네 천칭 위에 올리기에 지금보다 나은 때는 없었다. 여전히 쉽게만 다가오는 네 손을 붙잡고, 동그랗게 뜬 네 눈을 보고 웃었다. 네 황금칼을 꺼내어 네가 나를 베어내게 할 때까지도 네 눈은 동그란 채, 그리고 그 위로 감정이 덮이면... 나는 이미 네 천칭 위에 올라가 있어야했다. 그러나 너는 아무런 움직임도 없이, 내 두동강난 몸을 붙잡고, 굴러가는 머리를 품에 안고 서럽게 울었다. 너는 하느님의 이름을 불렀다. 이제는 누구도 알지 못한 그분의 이름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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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원이 부모나 그런 비슷한 이를 죽인 도현이 치원을 미카엘로 보고 그의 복수를 강제로 이루게 하는 거.


참고한 노래(parachute - sean lennon)



미카엘 자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