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꾸 빼며 회식을 피하는 상식을 이끌고, 이번 프로젝트를 같이한 다른 부서와의 회식을 간 영후는 상식을 자신의 옆자리에 앉히며 말했다.
"중간에 도망가면 안된다?"
"도망 안 갑니다."
천천히 상식의 잔에 술을 기울이며, 영후는 오늘 잘했던 건 저거고, 이건 잘 안되었고, 그런 업무적 이야기를 하다가, 상식에게만 술을 준 걸 알고는 맞은 편에 있는 대리한테도 한 잔을 건냈다. 그 사이 상식은 그런 영후를 조금 취기가 오르며 보다가, 자신의 옆에 있던 술을 자작하며, 원샷을 했다. 영후는 앞의 대리와 가벼운 이야기를 하다가, 그런 상식을 보고 조금 장난스레 이야기했다.
"너 그러다 상사보다 먼저 가겠다."
"상식아, 너 많이 마신 것 같은데."
"아닙니다, 아닙니다, 과장님. 흐흐, 저 별로 안 마셨는데요?"
그러며 또 다시 한잔을 바로 들이키는 상식을, 영후가 일으켜 세웠다. 다른 직원들이 어디가시냐며 묻기에, 영후는 웃으며 꽐라가 된 상식을 가르켰다. 그들은 아. 하며 영후를 따라 조금 웃었다. 영후는 상식의 어깨를 붙잡으며, 상사맨이 술도 못 마셔서 어떡하냐. 하고 고깃집을 나섰다. 제 몸도 못 가누면서, 영후에게 괜찮다고 말하던 상식은 이내, 영후의 품에 안겨왔다.
약간 그늘진 골목길에, 영후는 상식은 껴안은 채로, 차가운 바람을 쐬었다. 영후의 품의 상식은 담배가 마려운지, 주머니를 뒤적거리다 영후의 품을 벗어나 넘어질 뻔하였다.
"가만히 있어. 뭐, 좋은거라고 담배를 피나."
"흐... 피고 싶을 때가 있어요. 예를 들어서어, 즐거울 때?"
지금같이? 영후는 상식의 손에서 담배를 빼 들어 자신의 주머니에 넣었다. 어어 하며 담배를 따라오던 상식의 손은 담배갑이 영후의 뒷주머니로 들어가자, 그 언저리에서 손을 멈췄다.
"기다려 봐. 네 가방 가져올테니까."
술 때문인지 빨개진 얼굴로 휘청이는 상식을 붙잡아 세우고, 영후는 다시 고깃집 안으로 향했다. 상식은 찬바람에 술이 깨어, 방금의 포옹을 떠올리며 쭈그려 앉아 머리를 감쌌다.
'멍청이, 진짜... 그래도 과장님 향수 좋다.'
영후가 나왔을 때, 그의 손에는 상식의 가방 뿐 만아니라, 영후 자신의 가방 또한 들려있었다. 영후와 상식은 나란히 택시가 잡히는 큰 길로 걸어가며, 술자리와 다르게 잡담을 나눴다. 이번에 개막한 야구이야기 같은. 뻔한 주제. 그리고.
"오상식, 술 잘 못해서 회식 매번 빠졌구나."
"그런게 아니라, 흐, 아니에요."
"뭔데?"
다시 휘청이는 상식의 어깨를 붙잡으며, 영후는 고개 숙인 상식의 등을 두드렸다. 다시 자리에 멈춰서, 영후는 자연스레 상식을 골목으로 인도했다. 상식은 멍한 머리로 지름길인가, 하고 휘청이며 따라가다가, 그림자가 지자 마자 골목에 오바이트를 했다.
"그래, 그래."
"욱, 우윽, 으...흐..."
영후는 가방에서 생수를 꺼내 상식에게 건냈다. 상식은 그걸 손에 쥔 채로 벽 밑으로 꼬구라졌다. 영후는 다시 상식을 일으키며 그의 입에 물을 가져다 대었다. 상식은 겨우 그 물을 받았다 뱉어 입을 헹궜다. 영후는 주머니에서 손수건을 꺼내 상식에게 건냈지만, 상식은 그 손수건이 이니셜도 새겨진 특별한 것이란 걸 알고 있기에 손사래를 치며 다시 물로 입을 헹궜다.
"그냥 써도 돼."
그 손사래를 무시하고, 영후는 상식의 입가를 직접 닦아 주었다. 상식은 얼은 채 그 행동을 받아들일 수 밖에 없었다.
다음 회식은 오상식과 최영후, 그리고 대리 한명. 초촐한 회식이었다. 그것도, 중간에 대리에게 급한 전화가 와서 떠나는 바람에 상식과 영후. 단 둘의 자리가 되어버렸다. 상식은 술에는 입도 대지 않은 채, 막창을 구웠다. 영후는 그런 상식의 모습을 바라보다가, 상식의 잔에도 술을 따랐다.
"아니요, 저 술 안 마시려구요."
"안 마시기는. 상사맨이 술 안마시고 할 직업은 아니지."
영후의 눈길에 상식은 어쩔 수 없이 술을 마셨다. 영후는 그런 상식을 흐뭇하게 바라보다가, 막창을 입에 넣었다. 아, 맛있네. 영후는 상식이 쓴 듯, 눈을 찌푸리는 장면을 바라보며 생각했다.
"아, 과장님. 저 진짜 술은 아닌 것 같습니다."
"뭘, 저번에는 혼자도 마셨잖아?"
"그땐."
상식은 영후의 관심을 돌리기 위해, 그리고 질투가 나서 그랬다고는 입이 찢어져도 못할 말이기에 그저, 입을 닫았다. 다시 묵묵히 불판을 휘젓자, 영후가 그 중 하나를 집어 먹으며, 상식의 잔에 다시 술을 채웠다. 상식은 양손으로 그 잔을 받으면서도, 싫은 기색이 역력했다. 영후는 다시 그 모습을 흐뭇하게 보며, 그와 잔을 나눴다.
"자, 집에 가야지."
"네에... 가야....흐"
저번보다 더 취한 상식은 거진 영후에게 안겨 길을 갔다. 영후는 상식을 이끌고, 큰 길이 아닌, 술집이 있는 거리로 향했다.
"집에 가기 싫어?"
".. 과장님이랑 더 있을 래요...네?"
"더 있어도 되려나?"
"네... 안돼요?"
"안될꺼 없지."
골목 뒷 편의 모텔에 들어간 영후는 상식을 눕혔다. 상식은 영후에게서 떨어지기 싫은지 한참을 투정을 부리다가, 베개를 끌어안고 색색 잠이 들었다. 영후는 와이셔츠 소매를 풀면서, 상식의 어깨를 흔들어 깨웠지만, 별 반응이 돌아오진 않았다.
"너무 먹였네. 안 그래?"
"음..."
영후가 그의 아직 앳된 뺨을 매만지자, 작은 신음소리가 나더니 그가 손에 얼굴을 비벼왔다. 영후는 한숨을 쉬었다가, 상식의 와이셔츠 단추를 풀어주었다. 위에서부터 하나하나, 그리고 마지막 단추를, 바지 안에 집어 넣은 와이셔츠을 빼 풀었다. 바지 벨트, 단추, 지퍼를 풀어 내었다. 하지만 그 동안 상식은 묵묵부답에, 약간 코도 골고 있었다.
"상식아."
"...응...."
심지어 돌아눕기까지 해버리니, 영후는 그 옆에 앉아있다 상식의 몸 위에 이불을 덮어주고 가방을 챙겼다. 영후는 상식의 잠자리를 다시 한 번 매만져 주고는, 그의 머리를 쓰다듬고서 그의 입술에 가볍게 입을 맞췄다 떨어졌다.
"월요일 날 보자. 내일 숙취 심하겠네."
"..."
"다음엔 좀 제정신일 때, 같이 오자."
영후는 방을 나섰다. 상식은 없어진 인기척에 뒤척이다, 몇시간이 지나지 않아 깨어났으나, 자신의 옷이 다 헤쳐져 있음에 첫번째로 놀랐고, 그 외에 다른 흔적이 없다는 것에 두번째로 조금, 아주 조금, 실망했다.
오참님 리퀘로, 자원팀 영후상식 in 회식자리 인데, 모텔까지 가버렸군요...
근데,
최영후가 고자....고자였던 것입니다.....와아....ㅠ
최전무였으면 물고문을 해서라도 따먹었을 텐데, 최과장님 스윗하다.
영후상식 처음 써봐서, 말투도 음... 최영후 처음 굴려봐서 어색하네요. 처음 목표는 오상식한테 술 가르쳐준 게, 최과장이었으면하는 생각에 시작 되었는데...아...Ah...Aㅏ....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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