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피아au 다친 커크와 의사 본즈로 두서없는 이야기.
하얀 가운과 수술복. 뛰기 편한 신발. 잔뜩 낀 다크서클에 부스스한 머리. 부산스런 외상외과는 양복입은 장정들로 가득했다. 배가 갈리고 팔이 떨어지고 머리가 깨진 사람 몰골이 아닌 녀석들이 상복 같은 까만 정장을 걸친 채로 순서를 맞춰 수술실로 들어가고 있었다. 울음 소리가 곳곳에 가득 찼으나,
본즈.
요란스럽던 응급실은 순식간에 식어갔다. 배가 갈려 위에 손상을 입은 덩치를 수술실로 데려가려던 의사는 그 작지만은 않은 소리를 무시하 듯 간호사에게 세팅을 맡겼다. 하지만 위액이 범람하는 환자또한 스스로 입을 막았고, 같이 침상을 옮기던 사람들은 다들 목소리 주인을 향해 고갤 돌렸다.
짐.
숨소리마저 멈추고 모니터만이 소리를 낼 때, 의사를 부른 남자는 쓰러졌다. 하얀 셔츠가 붉게 물들어도 의사는 눈 앞에 숨소릴 참는 환자를 먼저 다뤘다. 다행히 수술이 빠르게 끝나고, 남자가 다른 의사의 집도 하에 수술실로 들어갔단 소식을 들은 의사는 그제야 가운을 의자에 걸터 두고 한숨을 쉬었다.
응급실은 적막했다. 일반인들은 험악한 이들을 피해 차라리 입원을 하거나 해가 뜨자마자 다른 병원으로 옮겨갔다. 간호사들은 머리가 중환자실에 있는 덕인지 지나치게 점잖은 환자들에 적극적으로 간호에 임하지 않으면 안되었다. 아파도 옆자리 간부의 눈치를 보며 아프지 않다 우기다가 결국 상처가 터지거나 상처를 발견하지 못하는 경우가 왕왕 생겼기 때문이었다. 그 사태는 결국 응급실에 인간 여성을 간호하러 온 어느 벌칸 덕에 해소 되었는데, 덕분에 응급실의 간호사, 의사들은 너도나도 그 벌칸에 대해 말하기 바빴다.
-
그 와중에 맥코이는 중환자실을 들락거리기 바빴다. 췌장액 유출이 일어나서 주변 장기가 녹... ... ... 간호사가 경과를 말하는 데도, 맥코이의 귀에는 제대로 들리지 않았다. 누워있는 노란 머리와 그 얼굴을 가리는 인공호흡기. 그 위로 무너지듯 쓰러지는 응급실의 모습이 겹치며 맥코이를 괴롭혔다. 자신이 그를 수술 했었어야 했나? 하지만 맥코이도 그때의 자신이 현명한 선택을 했단 걸 알았다. 자신은 커크의 배를 가를수도, 그 안의 녹아내린 것들을 침착하게 볼 수도 없었을 것이다.
맥코이는 차마 들어가지도 못한 채 창 넘어로 커크를 바라보다 자리를 떴다. 중환자실은 면회객 없이 조용했다.
-
물이라도 떠다 줄까?
의사를 하인마냥 손 끝으로 부려먹는 작태에 간호사들은 혀를 내둘렀다. 정작 맥코이는 그 일을 거부감 없이 하다, 간호사가 다가와 시프트를 알리거나, 호출벨이 울릴 때에만 커크의 곁을 떴다. 커크는 맥코이가 없으면 그 많던 말들은 다 어디로 갔는지, 일자로 입을 다문 채 패드만 만지작 댔다. 다른 의사가 오면 한쪽 눈썹을 쓱 올리곤 현 증상을 읊었지만, 묻는 것 이외의 답은 해주지 않았다.
맥코이는 무심코 매점으로 향하다가 발걸음을 고쳐 편의점에서 도시락을 샀다. 커크가 있는 1인실에 들어서자, 커크는 반쯤 세운 침대에 등을 기댄 채 맥코이를 향해 천천히 고갤 돌렸다. 그의 뒤로 햇살이 지나갔다. 역광에 커크의 얼굴이 제대로 보이지 않았으나, 맥코이는 보지 않더라도 그가 웃고 있음을 알았다.
-
바람이 찼다. 커크의 병원복을 여며주며 맥코이는 그의 휠체어를 끌었다. 다리가 다친 건 아니지만, 걸어다녀서 좋을 것 하나 없는 몸이기에 맥코이는 처음으로 커크의 고집을 꺾고 그를 바퀴달린 의자에 앉혔다. 자주 불만스레 고갤 젖혀 저를 올려다 보는 커크에 같은 미소를 돌려준 맥코이는 갑작스런 호출벨에 지나가던 의사에게 휠체어 손잡이를 넘겼다. 미안하단 말을 남기고 떠난 맥코이의 넓은 등을 보연 커크는 어디로 가면 되는지 묻는 어느 의사를 올려보다가 그 의사를 두고 자신이 휠체어 휠을 돌려 엘리베이터로 향했다.
맥코이가 없는 1인실은 너무 넓었기에, 커크는 물어물어 맥코이가 집도 중인 수술실 출구에 휠체어를 댔다. 수술 중인 사람은 보호자도 없는지, 의자에는 아무도 없었다. 커크는 약품 냄새가 그 어디보다 진한 그 곳이, 어쩐지 자신네 전쟁터와 비슷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왜 비슷할까. 수술실이라 밝혀진 등이 꺼지고 맥코이가 나오자, 커크는 움직이지도 않고 그를 바라봤다. 보호자를 찾는 듯 고갤 돌리다 커크가 눈에 들어온 맥코이의 얼굴이 일그러졌다.
왜 그래.
...아무도 없는 거야?
내가 오기 전부터 여긴 아무도 없었어.
맥코이의 수술복엔 피가 가득했다. 맥코이는 커크에게 다가가 몸을 굽혀 그의 어깨에 이마를 댄 채,
죽었어. 사람이 죽었는데, 난 그걸 전하지도 못해. ...한심하게도 말야.
네가 죽인 것도 아니잖아.
커크는 맥코이의 날선 시선을 받아 넘기며 생각했다. 아, 여긴 죽음이 많구나. 그제야 맥코이의 등 뒤로 자신과 같은 무게들이 보였다. 자신이 맥코이에 끌린 것도 자신과 같은 사람이기 때문이었겠지. 커크는 맥코이의 등을 토닥여줬다.
하지만, 자신은 거리낌 없이 사람을 죽이고 맥코이는 사람을 살린다. 커크는 그 거리는 평생을 가도 좁혀지지 않을 거란 생각이 들었다. 아마 우린 같은 곳을 보진 못할 거야. 맥코이는 우는 듯하니 어깨를 들썩이다 딸꾹질을 참는 듯 느리게 숨을 쉬었다. 커크는 그의 밤색 머릴 쓸어 넘겨주며, 복도가 조용하단 생각을 했다. 비겁했다, 하지만.
본즈, 날 봐.
고갤 드는 남자는 그 헤이즐넛 눈이 눈물로 젖어 빛났고, 눈 가와 코가 빨간 채 입술을 우물댔다. 커크는 그런 그의 모습이 너무나 사랑스러워서,
사랑해.
내뱉고야 말았다. 커크는 자신 밖에 기대지 못하는 사람을 상대로 외통수를 놓았다. 나아갈 길은 오직 받아드린다 밖에 없는, 완전한 끝내기 수. 커크는 본즈를 바라보며, 그의 대답을 기다린다. 우느라 딸꾹질이 멈추지 않은 소리가 복도를 울리지만, 아직도 아무도 없는 복도가 적막하다.
하얀 가운과 수술복. 뛰기 편한 신발. 잔뜩 낀 다크서클에 부스스한 머리. 부산스런 외상외과는 양복입은 장정들로 가득했다. 배가 갈리고 팔이 떨어지고 머리가 깨진 사람 몰골이 아닌 녀석들이 상복 같은 까만 정장을 걸친 채로 순서를 맞춰 수술실로 들어가고 있었다. 울음 소리가 곳곳에 가득 찼으나,
본즈.
요란스럽던 응급실은 순식간에 식어갔다. 배가 갈려 위에 손상을 입은 덩치를 수술실로 데려가려던 의사는 그 작지만은 않은 소리를 무시하 듯 간호사에게 세팅을 맡겼다. 하지만 위액이 범람하는 환자또한 스스로 입을 막았고, 같이 침상을 옮기던 사람들은 다들 목소리 주인을 향해 고갤 돌렸다.
짐.
숨소리마저 멈추고 모니터만이 소리를 낼 때, 의사를 부른 남자는 쓰러졌다. 하얀 셔츠가 붉게 물들어도 의사는 눈 앞에 숨소릴 참는 환자를 먼저 다뤘다. 다행히 수술이 빠르게 끝나고, 남자가 다른 의사의 집도 하에 수술실로 들어갔단 소식을 들은 의사는 그제야 가운을 의자에 걸터 두고 한숨을 쉬었다.
응급실은 적막했다. 일반인들은 험악한 이들을 피해 차라리 입원을 하거나 해가 뜨자마자 다른 병원으로 옮겨갔다. 간호사들은 머리가 중환자실에 있는 덕인지 지나치게 점잖은 환자들에 적극적으로 간호에 임하지 않으면 안되었다. 아파도 옆자리 간부의 눈치를 보며 아프지 않다 우기다가 결국 상처가 터지거나 상처를 발견하지 못하는 경우가 왕왕 생겼기 때문이었다. 그 사태는 결국 응급실에 인간 여성을 간호하러 온 어느 벌칸 덕에 해소 되었는데, 덕분에 응급실의 간호사, 의사들은 너도나도 그 벌칸에 대해 말하기 바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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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와중에 맥코이는 중환자실을 들락거리기 바빴다. 췌장액 유출이 일어나서 주변 장기가 녹... ... ... 간호사가 경과를 말하는 데도, 맥코이의 귀에는 제대로 들리지 않았다. 누워있는 노란 머리와 그 얼굴을 가리는 인공호흡기. 그 위로 무너지듯 쓰러지는 응급실의 모습이 겹치며 맥코이를 괴롭혔다. 자신이 그를 수술 했었어야 했나? 하지만 맥코이도 그때의 자신이 현명한 선택을 했단 걸 알았다. 자신은 커크의 배를 가를수도, 그 안의 녹아내린 것들을 침착하게 볼 수도 없었을 것이다.
맥코이는 차마 들어가지도 못한 채 창 넘어로 커크를 바라보다 자리를 떴다. 중환자실은 면회객 없이 조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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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이라도 떠다 줄까?
의사를 하인마냥 손 끝으로 부려먹는 작태에 간호사들은 혀를 내둘렀다. 정작 맥코이는 그 일을 거부감 없이 하다, 간호사가 다가와 시프트를 알리거나, 호출벨이 울릴 때에만 커크의 곁을 떴다. 커크는 맥코이가 없으면 그 많던 말들은 다 어디로 갔는지, 일자로 입을 다문 채 패드만 만지작 댔다. 다른 의사가 오면 한쪽 눈썹을 쓱 올리곤 현 증상을 읊었지만, 묻는 것 이외의 답은 해주지 않았다.
맥코이는 무심코 매점으로 향하다가 발걸음을 고쳐 편의점에서 도시락을 샀다. 커크가 있는 1인실에 들어서자, 커크는 반쯤 세운 침대에 등을 기댄 채 맥코이를 향해 천천히 고갤 돌렸다. 그의 뒤로 햇살이 지나갔다. 역광에 커크의 얼굴이 제대로 보이지 않았으나, 맥코이는 보지 않더라도 그가 웃고 있음을 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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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이 찼다. 커크의 병원복을 여며주며 맥코이는 그의 휠체어를 끌었다. 다리가 다친 건 아니지만, 걸어다녀서 좋을 것 하나 없는 몸이기에 맥코이는 처음으로 커크의 고집을 꺾고 그를 바퀴달린 의자에 앉혔다. 자주 불만스레 고갤 젖혀 저를 올려다 보는 커크에 같은 미소를 돌려준 맥코이는 갑작스런 호출벨에 지나가던 의사에게 휠체어 손잡이를 넘겼다. 미안하단 말을 남기고 떠난 맥코이의 넓은 등을 보연 커크는 어디로 가면 되는지 묻는 어느 의사를 올려보다가 그 의사를 두고 자신이 휠체어 휠을 돌려 엘리베이터로 향했다.
맥코이가 없는 1인실은 너무 넓었기에, 커크는 물어물어 맥코이가 집도 중인 수술실 출구에 휠체어를 댔다. 수술 중인 사람은 보호자도 없는지, 의자에는 아무도 없었다. 커크는 약품 냄새가 그 어디보다 진한 그 곳이, 어쩐지 자신네 전쟁터와 비슷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왜 비슷할까. 수술실이라 밝혀진 등이 꺼지고 맥코이가 나오자, 커크는 움직이지도 않고 그를 바라봤다. 보호자를 찾는 듯 고갤 돌리다 커크가 눈에 들어온 맥코이의 얼굴이 일그러졌다.
왜 그래.
...아무도 없는 거야?
내가 오기 전부터 여긴 아무도 없었어.
맥코이의 수술복엔 피가 가득했다. 맥코이는 커크에게 다가가 몸을 굽혀 그의 어깨에 이마를 댄 채,
죽었어. 사람이 죽었는데, 난 그걸 전하지도 못해. ...한심하게도 말야.
네가 죽인 것도 아니잖아.
커크는 맥코이의 날선 시선을 받아 넘기며 생각했다. 아, 여긴 죽음이 많구나. 그제야 맥코이의 등 뒤로 자신과 같은 무게들이 보였다. 자신이 맥코이에 끌린 것도 자신과 같은 사람이기 때문이었겠지. 커크는 맥코이의 등을 토닥여줬다.
하지만, 자신은 거리낌 없이 사람을 죽이고 맥코이는 사람을 살린다. 커크는 그 거리는 평생을 가도 좁혀지지 않을 거란 생각이 들었다. 아마 우린 같은 곳을 보진 못할 거야. 맥코이는 우는 듯하니 어깨를 들썩이다 딸꾹질을 참는 듯 느리게 숨을 쉬었다. 커크는 그의 밤색 머릴 쓸어 넘겨주며, 복도가 조용하단 생각을 했다. 비겁했다, 하지만.
본즈, 날 봐.
고갤 드는 남자는 그 헤이즐넛 눈이 눈물로 젖어 빛났고, 눈 가와 코가 빨간 채 입술을 우물댔다. 커크는 그런 그의 모습이 너무나 사랑스러워서,
사랑해.
내뱉고야 말았다. 커크는 자신 밖에 기대지 못하는 사람을 상대로 외통수를 놓았다. 나아갈 길은 오직 받아드린다 밖에 없는, 완전한 끝내기 수. 커크는 본즈를 바라보며, 그의 대답을 기다린다. 우느라 딸꾹질이 멈추지 않은 소리가 복도를 울리지만, 아직도 아무도 없는 복도가 적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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